TETRIS portrait

TETRIS 게임은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법한 아주 유명한 클래식 게임이다. TETRIS 세계에서는 서로 다른 조각 7가지가 순서가 정해지지 않은 채 쏟아져 내린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레벨이 높으면 높을수록 조각이 내려오는 속도는 빨라지고, 급기야는 이리저리 꼭 맞추지 못해 탑처럼 쌓인 채 게임 오버를 맞이하게 된다.
나는 이 게임이 내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 사회와 닮아있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나 많은 과제를 빠른 시간 안에 해야 하고, 성과를 나타내야 하며, 항상 경쟁하며 살아가는, 무엇이든 억지로라도 다 맞춰서 미션을 수행하고 레벨을 올려야만 하는 세계. 그 세계 속에 바로 당신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어떤 사람은 당신을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당신을 '정말 속 좁고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어떤 사람은 당신을 '귀여운 사람'이라고도 하며, 또 어떤 사람은 당신을 '터프한 사람'이라고도 한다. 이상하게도 그날 입은 옷과 헤어스타일 등의 외모 상태, 그날의 내 기분 상태에 따른 표정 변화, 말투와 태도, 심지어 타고 다니는 차, 학력, 연봉 등 당신을 향한 여러 가지 시선이 (당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에게 도달하는 그 짧은 순간. 당신의 사소한 어떤 부분은 강제적으로 평가를 당하게 됨과 동시에 당신의 신체 어느 작은 부분은 '변신'을 감행하게 되는 것이다.
어느덧 많은 사람의 시선에 의해 변신에 변신을 거듭해 이제는 네모 반듯한 상자가 되어버린 당신. 하지만 아직도 변신은 끝나지 않았다. 이 공간은 TETRIS 게임 속 공간이고 당신은 TETRIS 조각이기 때문이다. 각각의 조각은 한 작품으로 존재할 수도, 4가지 조각이 합체하여 TETRIS 조각 하나를 이루기도 한다. 그리고는 또 다른 모양의 TETRIS 조각으로 변신 '당할' 수도 있다.